프로야구
[IS 고척]소문난 잔치 먹을 것 많았네...'10승·11K 무실점' 안우진, 구창모에 완승
에이스 맞대결에서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웃었다. 11탈삼진의 압도적인 투구로 리그 최고 투수임을 증명했다. 키움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러진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선발 안우진이 에이스 대결에서 8과 3분의 1이닝 11탈삼진으로 시즌 10승을 거뒀고, 베테랑 이용규와 이지영이 6회 말 각각 결승 득점과 결승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은 시즌 54승 1무 30패를 기록, 리그 2위를 지켰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우 에이스 맞대결로 주목받은 경기였다. 키움 선발 안우진은 이날 전까지 16경기에서 9승(공동 4위) 4패 평균자책점 2.18(3위) 114탈삼진(2위)을 기록 중이었다. 최고 시속 159㎞의 강속구에 시속 140㎞ 중반의 슬라이더, 시속 130㎞ 후반의 커브까지 구사한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구위다. 올스타전 선발 투수 선수단 투표에서 나눔 1위를 기록한 그는 종합 투표에서는 탈락했지만, 감독 추천 선수로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를 밟게 됐다. 전반기 세 차례 7연승을 경험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우진을 두고 "연승은 상대 1선발과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1선발 안우진 덕분"이라며 그의 호투와 존재감을 치켜세웠다. 재활로 출발은 늦었지만, 구창모의 성적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7경기(40과 3분의 1이닝)에서 4승 1패를 거두는 동안 평균자책점이 0.89에 불과하다. 구원 투수까지 포함해 20이닝 던진 투수 중 구창모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지난 2020년 정규시즌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 한국시리즈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38로 활약 후 길었던 재활 끝에 완벽한 복귀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문자 그대로 '에이스 오브 에이스'인 두 사람의 맞대결을 앞두고 이날 홍원기 감독은 "승패를 떠나 좋은 승부를 겨루고 싶다"고 했고, 강인권 NC 감독대행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볼 것 같다"고 말했다. 소문난 잔치가 이름값을 했다. 전광판에는 5회 말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안우진은 막강했다. 1회 초 박민우에게 단타 하나만 허용했을 뿐 그 후 5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2회 닉 마티니에게 몸쪽 슬라이더를 던지다 사구를, 4회 박민우와 풀 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한 게 그가 내준 베이스의 전부였다. 5회 초에는 천재환-박준영-이명기를 모두 시속 150㎞대 중반 광속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위력까지 선보였다. 구창모도 만만치 않았다. 구위는 조금 못 미쳤지만 노련함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구창모는 2회 말 이용규에게 2사 후 단타로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나머지 세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말 2사 후 김준완의 볼넷과 김혜성의 내야안타로 실점 기회를 먼저 맞았지만, 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를 2루수 땅볼로 잡아내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구창모는 5회 말 1사 후 연속 안타로 다시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이정후를 다시 한번 주 무기 슬라이더를 활용해 중견수 뜬공, 송성문을 2루수 땅볼로 잡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에이스의 희비는 6회 갈렸다. NC 마운드가 끈질긴 키움 베테랑들을 넘지 못했다. 키움은 6회 말 선두 타자 이용규가 2스트라이크 후 세 개 연속 들어온 유인구를 참아내고 볼넷으로 출루했다. 구창모를 상대로 나온 세 타석 연속 출루. 결국 이 타석으로 시즌 최다 투구 수 타이(98구)를 기록한 구창모가 먼저 마운드를 내려갔다. 에이스가 내려가면서 0의 행진도 끝이 났다. 김진호가 구창모에 이어 등판했지만 한 타자도 막지 못했다. 키움은 후속 이주형이 안타로 기회를 이었다. 이어 지난달 29일 양현종과 안우진의 에이스 맞대결에서 결승타를 때렸던 이지영이 다시 한번 나섰다. 이지영은 김진호가 던진 6구째 체인지업을 공략, 좌익수 앞 안타를 쳐 2루 주자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0의 균형을 깬 키움은 김휘집의 적시타까지 더해 2-0까지 달아났다. 기세를 탄 안우진은 남은 이닝도 거침없이 질주했다. 7회 탈삼진 두 개를 더한 안우진은 8회에도 서호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 10탈삼진을 완성했다. 8이닝 동안 총 투구 수는 단 100구에 불과했던 안우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한 타자를 더 잡아 개인 최다 이닝(종전 8이닝·5월 31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 기록을 경신한 후 투구를 마무리했다. 안우진에 이어 문성현으로 영봉승을 완성,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한 키움은 12일 인천으로 이동해 선두 SSG 랜더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10 17:05